제약, 바이오 등 규제 산업 분야에서는 국내외 규제 또는 법규에 따라 실험실에서 실험실정보관리시스템(LIMS)을 운영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이미 전자 파일,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등이 일상화된 시대에서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을 유지하기 위한 정보시스템으로서 LIMS는 기본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 제약회사들도 규모에 따라 해외 또는 국내 LIMS 솔루션을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각 회사들이 도입하는 LIMS의 비용은 어떨까? 물론 해외 LIMS냐 국내 LIMS냐에 따라 비용의 구성이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 LIMS는 라이선스 비용의 비중이 높고, 국내 LIMS는 라이선스보다는 서비스 비용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추측이다. 그러나 동일한 제약 산업에서 동일한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면, 필요한 기능도 대체로 유사할 것이다. 규모가 작다고 해서 기능이 적게 필요하거나, 규모가 크다고 해서 더 많은 기능이 필요한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렇다면 비용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해외 LIMS의 경우 라이선스 비용이 크므로 시험원 수가 많을수록 전체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라이선스 비용은 상대적으로 예측하기 쉬운 부분이므로, 인원이 많아져도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서비스 비용은 경우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더 많은 기능을 요구해서 서비스 비용이 올라가는 것일까? 물론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단순히 규모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더 많은 기능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내 LIMS의 경우 사이트 라이선스 성격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으며, 고객 맞춤형 개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서비스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LIMS 공급업체들은 단순히 기업 규모에 따라 가격을 높게 부를까? 실제로 일부 업체들은 기업 규모에 따라 차별적인 가격 정책을 적용하기도 한다. 같은 기능을 요구하더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받는 견적이 천차만별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객이 봉? 모르면 비싸진다.
고객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용자 요구사항(URS, User Requirements Specification)**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다. LIMS를 도입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필요한 기능을 정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이 요구사항을 효과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LIMS 솔루션을 검토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가격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제공되는 기능과 서비스 품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같은 기능을 구현하는 데 어떤 업체는 20일이 걸린다고 하고, 어떤 업체는 3일이 걸린다고 한다면, 사용자는 이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명확한 사용자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데모를 직접 확인하고, 공급업체가 이를 어떻게 구현하는지 비교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사용자의 요구사항이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다.
사용자 요구사항이 불명확하면, 대부분의 LIMS 공급업체는 이해관계자가 많다는 점을 리스크로 인식하고, 회사의 규모에 따라 견적을 산정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원하는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축하려면 체계적인 요구사항 정의가 필수적이다
특히, 관공서 또는 민간에서 제안 입찰하는 것을 보면, 혀를 두른다. 수 억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무엇을 검토하는 것인지 모를 지경이다. 100 여장에 가까운 제안서를 공급업체에 쓰면 무언가 뿌듯해 하는 듯한 고객님들이다. 제안요청서를 배포하고, 제안서를 잘 만들어 오길 기다리지 말고, 그 기간에 제안된 시스템을 직접 보고 만져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애사심에서라도 제발..